'1퍼팅 OK' 만든 박 전대통령

골프와 인연이 깊은 대통령으로 박정희 전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. 박정희 전대통령은 최고회의 의장 시절인 1962년 5월 한장상 프로에게서 골프를 배웠다. 당시 장충동 공관에 길이 15미터, 폭 10미터 되는 간이 연습장을 만들고 본격 입문했다. 그러나 레슨은 자주 받지 못했고 청와대에서 조금씩 연습하는 수준밖에 못됐다.

박 전대통령은 볼을 치고 나면 골프채를 바로 캐디에게 주지 않고 총을 메듯이 어깨에 둘러메고 볼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고 한다. 그는 걸으면서 "골프는 푸른 잔디 위를 걷는 재미가 좋구먼"하면서 감탄을 자주 했다.

특히 그린에 올라가면 딱 한 번만 퍼팅을 하고 끝냈다. 말 그대로  '1퍼팅 OK'였다. 국가 원수가 고개를 숙이고 1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넣으려고 신경 쓰는 게 품위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.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하지 않도록 알아서 기브를 했든지. 박 전대통령의 골프 실력은 1퍼팅 OK를 감안하고 스윙 등 전반적인 실력을 평가해보면 핸디캡 20 정도였다.

박 대통령이 라운드를 하면 경호가 상당히 엄했다. 군자리골프장이나 뚝섬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할 때 페어웨이 좌우측 숲 속에는 성동경찰서 소속 형사들이 계속 잠복하며 따라왔다. 또 박 대통령 바로 옆에는 꽤 직급이 있어 보이는 경호원이 그림자처럼 붙어 다녔고 조금 거리를 두고 2명의 경호원이 그늘처럼 서 있었다. 페어웨이 좌우로는 경호원 10여 명이 호위를 하고 있었다니 그늘 속이 아니라 장막 속에서 골프를 친 셈이다

당시에는 대부분 남자들이 캐디를 두고 있었으나 67년부터 군 골프장인 태릉CC가 처음으로 여자 캐디를 고용했다. 거기에 박 대통령이 나오면 제일 예쁘고 센스 있는 여자 캐디가 선발돼 나갔다. 그 캐디는 이후 '각하 전용 캐디'가 됐다. 박 대통령은 여자 캐디를 보고 "오늘은 예쁜 처녀가 동행하게 돼 기분이 좋다"며 즐거워했다고.

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은 국내 골프장의 효시라 할 수 있는 군자리(현 어린이대공원) 코스를 복원시키면서 국내 골프 발전에 한 몫을 담당했다. 2차 세계대전 여파로 당시 평양, 부산, 원산, 대구 골프장이 모두 비행장이나 신병 훈련장으로 변해버렸던 시절이었다. 이승만 대통령은 정부수립 1주년 기념일인 1949년 8월 15일 주한 외교관들과 군 고위층 등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미군 장성들이 골프를 즐길 공간이 없어 일본 오끼나와로 간다는 얘기를 듣고 골프 코스 건립을 지시한 것이 군자리 골프장이다. 이승만 대통령은 대통령배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를 창설, 직접 시상하기도 했다.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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